’반려견 동반’ ‘NFT’ ‘메타버스’...국내 최장수 재즈 페스티벌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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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0주년 맞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올해 3년 만의 정상 개최
’반려견 동반 좌석’ ‘메타버스 공연’ ‘NFT 티켓 판매’ ‘전 공연 친환경 전선 사용’
국내 대형 야외 음악 축제 최초 시도
국내 최대 재즈 음악 축제 ‘제 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오는 10월 1~3일 열린다. 팬데믹 이후 축소됐던 관객 규모를 3년 만에 기존 정상 규모로 늘려 개최한다.
22일 자라섬 페스티벌 주최 측은 올해 축제에 서는 해외 19개팀, 국내 13개팀의 최종 출연진 명단과 구체적인 축제 일정을 공개했다. 2004년부터 경기 가평군 자라섬 일대에서 시작된 이 축제는 뛰어난 실력파 연주진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 뿐 아닌 아시아 대표 재즈 축제로 호평 받아왔다. 18회 동안 58개국, 1200팀 뮤지션이 거쳐갔고 연 2만 명 관객을 가평 지역으로 끌어왔다. 하지만 지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2020년 17회 때는 관객 없이 온라인으로만, 18회 때는 일일 입장객을 2000명으로 제한해 열었다.
◇3년 만의 화려한 귀환, 화려한 라인업
올해는 3년 만에 정상 개최하는 만큼 출연진 섭외부터 “칼을 갈았다”는 소리가 재즈 팬들 사이 절로 나오고 있다.
해외팀은 우선 2003년생으로 미국 유력 시상식 그래미상 후보 지명만 3번 오르며 ‘신동’ 별칭을 얻은 ‘조이 알렉산더’가 출격한다. 제60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보컬 앨범’ 후보였던 ‘재즈 미어 혼’, 이스라엘 출신이자 독일 명가 ECM 레이블에 선택된 트럼페터 아비샤이 코엔도 이름을 올렸다.
유럽에서 최고 찬사를 이끌어낸 스타 피아니스트 네 명, 바티스트 트로티뇽(프랑스), 보얀 지(세르비아), 에릭 레니니(벨기에), 피에르 드 베트만(프랑스)이 뭉친 슈퍼 피아노 밴드 ‘피아노 포르테’도 놓치면 아쉬운 무대. 다소 혁신적인 소리에 끌린다면 폴란드 재즈부터 클래식, 힙합 등을 융합해 선보이는 재즈 그룹 이에이비에스(EABS),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비엔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재즈 그룹 ‘스케치부 콰텟’ 등을 추천한다.
2010년부터 이 축제가 시그니처 무대처럼 삼아온 ‘포커스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매년 한 국가를 선정해 그 나라 재즈 음악을 고유의 민속음악과 역사, 음식과의 협연으로 펼쳐낸다. 올해는 ‘스페인’이 선정됐다. 유럽 인기 피아니스트 다니엘 가르시아, 스페인 전통 민속음악 플라멩고와 재즈를 결합해 선보이는 바렌시아, 스페인 갈라시아 지방을 대표하는 재즈 트리오 숨라 등이 스페인의 매력에 흠뻑 빠질 공연들을 선사한다.
국내 출연진 또한 만만치 않다. 1980년대 천재 뮤지션들을 다수 배출한 ‘동아기획’ 출신이자 국내 퓨전 재즈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가수 김현철, 개성있는 음악세계로 호평받은 재즈 보컬리스트 이지민, 각종 국내 재즈 시상식을 휩쓴 재즈 트리오 ‘겨울에서봄’ 등이 출연한다. 서태지, BTS에게 러브콜을 받았던 ‘닥스킴’과 전용준·전상민·심규민 등 네 명의 키보디스트들이 모여 펼쳐내는 폭발적인 타건 공연도 주목할 만 하다.
◇20주년 앞둔 국내 최장수 재즈 축제
올해는 특히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국내 최초 20주년을 준비하는 재즈 축제’로서 활약하는 해. 이를 위해 지난 19년 간 도전하지 않았던 새 시도들도 선보인다.
과거 국내 음악 축제 최초로 캠핑을 즐기며 음악공연 볼 수 있게 해 화제가 됐던 ‘자라섬 캠핑장 패키지 입장권’에 이어 올해는 ‘반려견 동반 좌석’으로 관객들에게 새 경험을 제공한다. 시범적으로 3일 축제일 동안 일일 100석만 오픈된 이 좌석에선 관객들이 자유롭게 반려동물을 대동해 함께 재즈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일부 티켓은 소유권을 독점적으로 가질 수 있는 ‘NFT’ 티켓으로도 발행한다. 또한 NFT 티켓 구매자들에게만 자라섬 하이라이트 녹화 영상을 제공한다. 모든 티켓은 온라인 여행 예매 사이트 ‘투어비스(air.tourvis.com)’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공연 기간 동안 ‘메타버스 재즈 공연’도 개최한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ZEP’ 내에서 축제 기간 동안 아바타로 변신한 일부 뮤지션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오프라인 현장 공연장 뒤편을 탐방하는 ‘백스테이지 투어’, 아티스트와 관객 과의 대화 시간 등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가 축제 기간 동안 공개될 예정이다.
그간 축제 장소를 제공해 준 가평군과의 상생을 위해 올해는 일부 축제 공연을 가평군 시내 장터에서도 연다.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관객들의 지역 체험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 축제장 내 쓰이는 모든 전선을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바꾼 것도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하는 새 시도이다.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은 “처음 이 페스티벌을 만들 때 자연, 가족, 휴식 음악이란 주제를 가지고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그 주제는 변함없다”며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20년, 30년, 그리고 40년이 되어도 지속가능한, 건강한 청년 같은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