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성 개선되는 블록체인…3년내 획기적 대중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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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대중화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플랫폼의 사용성 개선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유스 케이스(Use Case·적용 가능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김재윤 오버랩스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거품론에 대해 "블록체인 사용성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수년째 나왔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개선된 사례가 나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생각해보면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고, 실현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3년 내 대중화에 가까운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블록체인을 경량화하는 '이타노스' 기술을 연구하다 지난해 직접 회사를 차렸다.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털인 스프링캠프와 네이버제트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김 대표는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인 '디사이퍼'의 초대 회장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메인넷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메인넷이란 독자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의미한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이더리움 등 주요 네트워크는 느린 속도와 비싼 비용 때문에 광범위한 보급에 한계가 분명하다.
김 대표는 이에 주목해 자신이 논문에서 제시한 '이타노스' 기술을 접목한 경량화 메인넷을 개발 중이다. 이타노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중 휴면 데이터를 제외하고 활동이 이뤄지는 계좌만 거래에 참여시키는 것이 핵심 원리다. 그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블록 30만개를 대상으로 실현 가능성을 검증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하면 가벼운 클라이언트를 만들 수 있어 개인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로 유명한 오픈시를 비롯해 웹3.0을 추구하는 탈중앙화 서비스들은 용량 문제에 부딪혀 완벽한 탈중앙화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완전한 탈중앙화에 가까울수록 보안 위험이 커지고 전체 네트워크가 다운되는 등 안정성이 떨어지는 딜레마를 갖는 것이다. 물론 모든 문제를 블록체인과 웹3.0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웹3.0 대중화를 위해서는 사례를 제대로 정의하는 첫 번째 단계를 거쳐 투명성과 보안 확보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가벼운 메인넷이 우선적으로 나와야 일반 소비자들도 지금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처럼 웹3.0(탈중앙화) 앱(디앱·Dapp)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메인넷 시장 전망과 관련해 김 대표는 "아주 소수의 뛰어난 메인넷만 살아남게 될 수도 있다"면서 "블록체인의 특징 중 하나가 진출입 장벽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한 점에서 완전한 독점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 업계의 '킬러 앱' 부재와 관련해 그는 "사실 기술적으로 보면 불안정하긴 해도 디앱(탈중앙화 앱)이 돌아가긴 했지만 제도적인 기반이 없는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런 점에서 향후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시장, 특히 금융이 낙후된 국가에서의 블록체인 금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블록체인의 강점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강력한 이유는 그동안 자산화되지 못했던 가치들을 자산화하고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브로커리지로만 이뤄졌던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고 이러한 분야에서 대중화가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자산을 담보로 교환 가능한 형태의 증빙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1990년대 말 '닷컴버블'을 언급하며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관련해 밸류 절하가 이뤄지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여전히 많은 젊은 개발자가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를 보고 웹3.0 기업들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시장의 '페인포인트'가 분명하기 때문에 기술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